Home Tech News피 안 뽑는 혈당 측정, 스마트워치로 언제쯤 가능할까?

피 안 뽑는 혈당 측정, 스마트워치로 언제쯤 가능할까?

by ethgar
채혈침 없는 비침습 혈당 측정 스마트워치 기술. 광학 센서를 이용한 2026년형 갤럭시워치 및 애플워치 혈당 모니터링 기능 컨셉 이미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찌르는 고통. 당뇨 환자라면 누구나 겪는 일상이죠.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인구는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고, 당뇨 전 단계까지 합치면 2천만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국민 2.5명 중 1명은 혈당 관리가 필요한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IT 업계와 헬스케어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비침습 혈당 모니터링 기술입니다. 채혈침 없이 피부에 부착된 센서나 스마트워치만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이 기술은 오랫동안 실리콘밸리의 성배로 불려왔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이 꿈의 기술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섰을까요? 그리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손목 위의 혈당 전쟁과 그 현실적인 상용화 가능성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채혈 없는 혈당 측정, 도대체 어떤 원리일까?

비침습 혈당 측정의 핵심은 빛에 있습니다. 스마트워치 뒷면을 보면 초록색이나 빨간색 불빛이 깜빡이는 걸 볼 수 있죠. 지금은 이를 통해 심박수나 혈중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지만, 혈당 측정은 이보다 훨씬 정교한 분광학 기술이 필요합니다.

기본 원리는 이렇습니다. 레이저나 LED 빛을 피부에 쏜 뒤, 체내 포도당 분자에 부딪혀 반사되거나 흡수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거예요. 이를 라만 분광법이나 근적외선 분광법이라고 부릅니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에 따라 빛의 파장이 미세하게 변하는 걸 감지해서 혈당 수치로 환산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기술적 난제가 있습니다. 손목은 혈당 측정에 있어 최악의 위치 중 하나거든요. 뼈와 근육, 힘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시계 줄의 압력이나 사용자의 땀, 체온 변화 등 노이즈가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스마트워치가 측정하는 건 혈관 속 피가 아니라 세포 사이를 채우는 간질액입니다. 간질액 속 포도당 수치는 실제 혈당보다 약 15~20분 정도 반응이 늦어요. 저혈당 쇼크처럼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한 순간에 이 시차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 2026년의 기술 성적표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삼성 헬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갤럭시 워치 시리즈와 최근 주목받는 갤럭시 링을 연계해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죠. 특히 반지는 시계보다 피부 밀착도가 높고 빛 차단이 용이해서 센서 정확도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은 MIT 등 글로벌 연구기관과 협력해 라만 분광법의 소형화에 집중해왔고, 최근에는 AI 알고리즘으로 노이즈를 제거하고 추정치를 보정하는 기술을 특허로 출원하기도 했어요.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하려는 시도인 거죠.

반면 애플은 실리콘 포토닉스라는 독자적인 칩 기술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칩 위에 레이저와 센서를 집적하는 기술로, 애플 내 비밀 조직인 XDG가 10년 넘게 공들이고 있는 프로젝트예요. 애플의 목표는 단순한 웰니스 기기가 아닌 의료 기기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하는 겁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크기만 했던 초기 프로토타입을 웨어러블 사이즈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본격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의료기기인가, 건강 보조기구인가? 규제의 벽

기술이 완성된다고 해서 바로 제품을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보건 당국의 규제는 매우 보수적이거든요. 미국 FDA는 최근까지도 스마트워치나 반지를 이용한 비침습 혈당 측정에 대해 공식 경고 메시지를 낸 바 있습니다. 정확도가 검증되지 않은 기기의 수치만 믿고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했다가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2026년 시점에서 우리가 마주할 비침습 혈당 기술은 의료용 진단 기기가 아닌 웰니스 기기 형태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당신의 현재 혈당은 125mg/dL입니다”라고 정확한 숫자를 보여주는 대신,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있습니다” 혹은 “평소보다 혈당 변동 폭이 큽니다”처럼 추세와 패턴을 알려주는 방식이 될 거예요.

국내 식약처 기준도 엄격합니다. 기존 연속혈당측정기인 덱스콤이나 애보트의 리브레 같은 제품들은 오차 범위가 10% 이내로 들어와야 허가를 받을 수 있어요. 현재 광학식 센서 기술은 아직 이 기준을 완벽히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분간 스마트워치는 당뇨 환자의 치료용보다는 당뇨 전 단계 인구의 식단 관리나 일반인의 다이어트 및 컨디션 관리 목적으로 활용될 것 같습니다.

결론: 완벽하지 않아도 혁명은 시작되었다

비침습 혈당 모니터링은 스마트폰의 등장만큼이나 우리 삶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 채혈침을 완전히 쓰레기통에 버릴 수는 없지만, 기술의 방향성은 명확해요.

우리는 이제 자신의 몸 데이터를 24시간 끊김 없이 들여다보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가 보내는 혈당 스파이크 경고를 보고 점심 메뉴를 바꾸거나 산책을 나가는 모습이 2026년의 새로운 일상이 될 거예요. 기술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이 주는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생활 습관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

혁신은 언제나 불가능해 보이는 지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손목 위 주치의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IT 기업들의 치열한 기술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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