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 메일함에 도착한 ‘Make(구 Integromat)’ 결제 영수증을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분명 커피 값 정도로 시작했던 자동화 툴 구독료가 어느새 웬만한 4인 가족 통신비를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편리함의 대가라기엔 너무 가혹했습니다.
많은 분이 자동화 입문은 Make로 시작합니다. 직관적인 UI와 방대한 연동 앱 덕분입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복잡해지고 데이터 처리량이 늘어나는 순간, Make는 여러분의 지갑을 위협하는 ‘구독료 괴물’로 돌변합니다.
이 글은 그 ‘비용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과감하게 ‘n8n(엔에이턴)’으로 시스템을 옮긴 저의 실무 경험담이자 가이드입니다. 단순히 툴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정 비용을 0원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Make는 왜 쓸수록 비싸지는가? : ‘오퍼레이션’의 함정
Make의 과금 체계는 철저한 ‘종량제’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그들이 횟수를 세는 단위인 ‘오퍼레이션(Operation)’의 산정 방식에 있습니다.
Make는 워크플로우 내에서 데이터가 이동하는 ‘모든 단계’를 1회로 카운트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 시트에서 100개의 행(Row)을 가져와서 챗GPT에게 요약시키고 슬랙으로 보낸다고 가정해 봅시다.
- 시트 데이터 가져오기 (100회)
- 챗GPT 전송 및 수신 (100회)
- 슬랙 메시지 발송 (100회)
단 한 번의 실행으로 무려 300회의 오퍼레이션이 차감됩니다. 무료 플랜이 제공하는 월 1,000회는 이런 작업을 3번만 돌리면 증발해 버립니다. 실무에서 루프(반복문)를 돌리는 순간, 요금제 업그레이드 경고창을 마주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n8n은 무엇이 다른가? : ‘무제한’이라는 자유
n8n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설치형(Self-Hosted)’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내 컴퓨터나 클라우드 서버에 직접 설치해서 쓴다면, n8n 소프트웨어 자체는 ‘완전 무료’입니다.
1. 실행 횟수 무제한
내 서버가 버텨주는 한, 하루에 100만 번을 실행해도 추가 요금은 없습니다. 대량의 데이터를 크롤링하거나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작업을 처리할 때, 비용 걱정 없이 로직을 짤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심리적 해방감을 줍니다.
2. 데이터 주권과 보안
Make를 쓰면 내 고객 데이터가 Make의 서버를 거쳐 갑니다. 반면 n8n은 내 서버 안에서만 데이터가 돕니다. 민감한 개인정보나 대외비 문서를 다루는 기업 실무자에게 n8n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한눈에 보는 비교 : Make vs n8n
어떤 툴이 나에게 맞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드리기 위해 핵심 요소를 비교 정리했습니다.
| 구분 | Make (SaaS) | n8n (Self-Hosted) |
| 비용 구조 | 오퍼레이션 종량제 (비쌈) | 무료 (서버 비용 별도) |
| 난이도 | 하 (매우 쉬움) | 중 (설치 과정 필요) |
| 데이터 처리 | 건당 과금으로 부담 | 대량 처리 최적화 |
| 확장성 | 제공된 모듈만 사용 가능 | 자바스크립트/파이썬 활용 가능 |
| 추천 대상 | 초보자, 소규모 자동화 | 실무자, 대량 데이터, 개발 지향 |
“설치가 어렵지 않나요?” : Docker가 답이다
많은 비개발자 문과생들이 n8n 도입을 망설이는 유일한 장벽이 바로 ‘설치’입니다. 검은 화면(터미널)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이 문제는 더 이상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도커(Docker)’라는 기술 덕분에 명령어 딱 한 줄이면 설치가 끝납니다. 오라클 클라우드(Oracle Cloud)의 평생 무료 서버나, 집에 굴러다니는 안 쓰는 노트북에 도커를 깔고 n8n을 올리십시오. 유튜브에 “n8n docker install”을 검색하고 10분만 따라 하면, 평생 무료 자동화 비서가 탄생합니다.
이 10분의 투자가 앞으로 여러분이 Make에 지불해야 할 수십만 원의 구독료를 아껴줄 것입니다.
실무자가 느낀 n8n의 결정적 킥(Kick) : ‘Code 노드’
비용 절감 외에도 n8n에 정착하게 된 기술적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강력한 ‘Code 노드’ 기능입니다.
Make에서는 데이터를 가공하려면 복잡한 함수 블록을 여러 개 이어 붙여야 합니다. UI가 지저분해지고 관리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n8n에서는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나 파이썬(Python) 코드를 직접 짤 수 있습니다.
“저는 코딩을 못 하는데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겐 AI가 있습니다. 챗GPT에게 “이 데이터를 저런 형태로 바꾸는 n8n 자바스크립트 코드 짜줘”라고 하면 3초 만에 완벽한 코드를 줍니다. 복붙(Ctrl+C, V)만 하면 됩니다. 이 유연함은 복잡한 실무 자동화에서 빛을 발합니다.
결론 : 도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십시오
Make는 훌륭한 ‘체험판’이고, n8n은 강력한 ‘실전 장비’입니다.
지금 Make의 무료 구간을 넘겨 매달 결제 문자를 받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이주할 타이밍입니다. 처음에는 서버를 세팅하고 워크플로우를 옮기는 과정이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귀찮음을 딱 한 번만 견디면, 여러분은 ‘비용 0원, 실행 무제한’이라는 압도적인 자유를 얻게 됩니다.
망설이지 말고 n8n을 설치하십시오. 여러분의 자동화 시스템이 더 이상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진정한 생산성 파트너로 거듭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기존 Make 시나리오를 n8n으로 바로 옮길 수 있나요?
아쉽게도 ‘내보내기/가져오기’로 한 방에 옮길 수는 없습니다. 두 툴의 로직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Make 화면을 띄워두고 n8n에서 비슷하게 다시 그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효율적이었던 로직을 다듬는 기회가 됩니다.
Q2. 서버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오라클 클라우드(Oracle Cloud)의 ‘프리 티어’를 이용하면 서버 비용까지 완전 무료입니다. 만약 설정이 어렵다면 AWS 라이트세일이나 국내 가상서버 호스팅을 이용해도 월 5,000원이면 충분합니다. Make의 구독료에 비하면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Q3. 코딩을 전혀 몰라도 쓸 수 있나요?
Make보다는 진입 장벽이 조금 높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기본 제공되는 노드들로 80% 이상의 자동화가 가능하며, 부족한 부분은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복사해 넣으면 됩니다. 의지만 있다면 비개발자도 충분히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